커머스 서비스는 오랫동안 비슷한 패턴 위에서 움직였습니다.
검색창에 키워드를 넣고, 필터를 조정하고, 상품 목록을 넘겨 보다가, 상세 페이지에서 리뷰를 확인하고, 장바구니에 담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최근 1~2년 사이, 이 흐름이 눈에 띄게 바뀌고 있습니다.
이제 사용자는 “뭐라고 검색하지?”보다
“나 내일 호텔에서 하는 친구의 결혼식에서 입을 깔끔한 재킷이 필요해.”처럼 상황과 맥락을 그대로 말합니다.
그리고 AI는 이 말을 이해하고, 단순히 비슷한 상품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서, 언제, 어떤 기분으로 이 제품을 사용하게될지”까지 고려해서 추천을 합니다.
이 글에서는 그러한 문맥 기반 커머스 AI UX의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들을 중심으로, 커머스가 MZ세대의 소비패턴 변화에 어떻게 맞춰가고 있는지를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이전 커머스 개인화는 주로 이런 방식이었습니다.
“30대 여성, 겨울, 패션카테고리, 니트 추천”
“이 상품을 본 고객이 함께 본 상품”
사용자 정보를 크게 묶어서 분류하고, 과거 행동을 기준으로 비슷한 상품을 보여주는 수준이었죠.
하지만 AI 커머스는 여기에 상황, 장소, 이벤트, 감정, 시간대 같은 디테일한 요소를 더합니다.
“파리 여행 중이고, 내일 날씨를 고려하고, 많이 걷는 일정에 맞게”
“친구 결혼식 하객룩, 포멀하지만 과하지 않은 느낌으로”
“원룸에 두는 책상, 노트북·모니터 2대, 예산은 30만 원대”
이런 맥락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제품·코디·구성을 제안하는 것이 문맥 기반(Contextual) AI UX입니다.
유럽 패션 커머스 플랫폼 잘란도(Zalando)는 “Zalando Assistant”라는 AI 스타일 어시스턴트를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이 어시스턴트는 단순히 “코트 추천”이라는 요청이 아니라, 위치, 날씨, 이벤트, 분위기 같은 맥락을 함께 이해합니다.
예를 들어 고객이 “베를린에서 열리는 야외 파티에 입을 옷을 추천해줘”라고 말하면,
해당 도시의 날씨와 계절,행사 분위기, 장소 등을 고려해 코디를 구성합니다.
또한 사용자가 “회사 송년회”, “첫 출근”, “주말 브런치”처럼 라이프스타일 상황을 말하면,
AI는 이를 행사유형, 드레스코드, 사용자취향으로 해석해서 “이런 상의와 하의 조합이 좋습니다”라는 식으로 세트 제안을 합니다.
UX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서비스는 고객경험측면에서 다음과 같은 중요한 변화를 가져옵니다.
– 단순 검색에서 “개인 스타일리스트와 대화하는 경험”으로 이동
– 카테고리/속성 중심 UI에서 “상황, 이벤트, 취향”이 필터 역할을 하는 방식으로의 전환
– MZ세대가 자주 쓰는 “OOTD(오늘의 룩)” 언어와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대화형 플로우
특히 패션에서 Z세대는 “내가 누구인지를 표현하는 상황”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맥락 중심으로 코디를 제안해주는 서비스가 단순한 개인화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집니다.

Zalando AI assistant
국내에서도 문맥 기반 패션 커머스는 빠르게 실험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카카오스타일의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의 ‘직잭렌즈’입니다.
직잭렌즈는 사용자가 SNS에 코디사진을 올리면 AI가 이미지 속 스타일, 색상, 패턴을 분석해 지그재그 내 상품과 매칭해주는 기능입니다.
텍스트로 “흑청 와이드데님, 살짝 루즈핏, 발목을 살짝 덮는 기장” 같은 조건을 쓰지 않아도,
그냥 “이 느낌이 좋아”라고 사진을 올리면 알아서 취향에 맞는 비슷한 스타일을 찾아주는 구조입니다.
이 기능은 특히 잘파세대(Z+α세대)에서 반응이 크게 나왔습니다.
10~20대 초반 이용자의 직잭렌즈 기반 상품 클릭률이 크게 증가했고,
구매 전환율과 찜 수치도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그재그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이미지 검색으로 들어온 사용자에게 AI 추천을 결합해
개인 취향, 현재 트렌드, 가격대까지 반영한 피드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UX 측면의 포인트는 매우 명확합니다.
– 키워드에서 이미지로 바뀐 검색어
– 상품명을 몰라도 “느낌만 알면 되는” UX로의 전환
– SNS 피드에서 본 코디를 바로 커머스로 연결하는 젊은세대의 비주얼 소비 패턴과의 일치
지그재그는 텍스트 중심 검색의 기존 룰을 버리고,
사용자의 시각 경험 자체를 문맥으로 삼는 커머스 UX를 만든 것입니다.

zigzag_직잭렌즈
IKEA의 Kreativ는 “방 사진을 찍어서 가구를 얹어보는 수준”을 넘어선 AI 기반 서비스입니다.
사용자가 집을 스캔하면 AI가 여러장의 사진을 결합해 3D에 가까운 가상룸 뷰를 만듭니다.
이 공간 안에서 기존 가구를 지우고 새로운 가구를 배치해보며,
레이아웃과 컬러, 동선까지 함께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존에는 “이 책상이 우리 집에 들어갈까?”를 머릿속에서 상상해야 했던것을,
이제는 집 자체가 쇼룸이 되고 내 공간 안에 상품이 놓였을때의 모습을 직접 보며 결정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 비주얼화 기능이 아니라, 집이라는 문맥 위에서 일어나는 커머스 UX입니다.
– 원룸, 가족구성, 반려동물 유무, 창위치 같은 맥락이 자동으로 고려
– 제품 하나가 아니라, 세트 구성이나 동선에 맞는 배치가 함께 제안
– 특히 집 꾸미기에 진심인 MZ세대에게 “인테리어 놀이”와 “구매 결정”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경험 제공
UX적으로 보면, IKEA Kreativ는
‘카테고리 → 상품’ 흐름에서 ‘공간 → 연출 → 상품’ 흐름으로의 전환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IKEA Kreativ
Z세대와 α세대, M세대는 커머스에서 이런 특징을 보입니다.
– 텍스트보다 이미지, 영상, 짧은 요약에 더 잘 반응합니다.
– “나에게 딱 맞는 것”을 찾고 싶지만, 거기에 오래 시간을 쓰고 싶어 하진 않습니다.
– 상품 자체보다 상황, 공간, 스타일, 라이프스타일을 더 중요하게 여깁니다.
– SNS 콘텐츠, 인플루언서, 친구의 코디에서 영감을 얻고, 그 느낌을 그대로 쇼핑으로 연결하기를 원합니다.
잘란도, 지그재그 직잭렌즈, IKEA Kreativ 서비스는 이들의 이런 습관과 매우 잘 맞물립니다.
결국 MZ세대에게 AI 커머스 UX의 핵심 가치는 “나를 이해해 주는 느낌”과 “나의 소중한 시간을 아껴주는 경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AI가 커머스 UX를 바꾸고 있다고 해서, UX 디자이너의 역할이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라 생각합니다.
UX 디자이너는 이제 이런 부분을 더 깊게 고민해야 합니다.
문맥을 어디까지 설계할 것인가
위치, 날씨, 이벤트, 공간, 예산, 시간대 등 우리 서비스에서 중요한 문맥 요소가 무엇인지 정의해야 합니다.
대화와 이미지, 두 축을 어떻게 섞을 것인가
텍스트 대화형 UX와 이미지 기반 탐색 UX를 실제 사용패턴에 맞게 조합하는 설계가 필요합니다.
AI에서 나온 정보를 어떻게 ‘사람다운 언어’로 풀어 제공할 것인가
리뷰 요약, 추천 이유, 스타일 제안 모두 부담스럽지 않고, 과장되지 않고, 신뢰감 있게 전달하는 톤이 중요합니다.
MZ세대의 심리와 재미 요소 결합
코디놀이, 방 꾸미기, 챌린지, 컬렉션 만들기 같은 요소가 자연스럽게 구매와 연결되도록 여정을 설계하는 작업이 중요합니다.
AI는 커머스에서 사용자의 맥락을 읽고 선택의 부담을 덜어주는 동반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잘 설계된 AI 커머스 UX는 “내가 뭘 원하는지 정확히 알고 먼저 도와주는 서비스”처럼 느껴집니다.
그리고 그 경험이 바로 Z·M세대가 기대하는 새로운 쇼핑 표준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AI UX Industry Trend] 금융서비스의 AI UX 변화
[AI UX Industry Trend] AI가 디자인하는 증권서비스 경험
[AI UX Industry Trend] 에듀테크 AI UX의 경험 전환
[AI UX Industry Trend] 여행·모빌리티 AI UX 경험의 재설계
[AI UX Industry Trend] AI UX 뷰티 경험의 재구성
[AI UX Industry Trend] AI UX 자동차·자율주행 경험의 전환